카자흐스탄, 국무회의서 ‘러시아어 사용 금지’

카자흐스탄, 국무회의서 ‘러시아어 사용 금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러시아어 사용 금지 지시로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국무회의가 공식 언어인 카자흐어로 진행됐다. 본래 또 다른 공용어인 러시아어와 카자흐어, 두 언어 모두가 쓰여온 회의였다.

카자흐스탄 국무회의에서 러시아어 사용이 금지된 배경에는 러시아어의 압도적 사용률이 있다. 2009년 조사에서 카자흐스탄인의 62%만이 카자흐어를 말하고 쓸 줄 안다고 응답했다. 반면 러시아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답변은 85%에 달했다. 카자흐스탄 전체 인구 1800만명 중 러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모국어가 아닌 러시아어가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기를 느낀 정부는 대대적인 카자흐어 홍보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기존의 키릴문자를 대체하는 라틴어 기반의 새로운 문자로의 전환을 2025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소련에서 떨어져나온 다른 국가들이 발빠르게 탈러시아 작업을 진행했지만 카자흐스탄은 그 진행이 더뎠다. 1995년에는 러시아어를 자국의 두 번째 공식 언어로 지정하고 지금까지 사용해왔다. 로이터는 “러시아는 현대 카자흐스탄에서도 소련 시대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그늘은 카자흐스탄 대중문화에도 드리워져 있다. 카자흐스탄 인구의 약 75%가 정기적으로 러시아 방송을 시청한다. 국내 최고 인기 채널인 ‘채널 유라시아’도 러시아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빈번하게 내보낸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국 내 러시아 방송의 재방송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는 카자흐스탄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 투쟁은 정치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여전히 러시아와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자국 내 러시아 영향력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대러 관계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문자 전환 발표 이후 이것이 러시아를 향한 위협이 아님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도 “러시아어 교육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경향신문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